그러나 이런 전통과 문화가 살아 숨 쉬는 낙안읍성민속마을에 지난주 낙안읍성민속마을과는 전혀 연개성이 없는 행사가 펼쳐져, 문화재 보존과 관리라는 측면에서 큰 우려를 낳고 있다.

문화유산 보존에 대한 인식 부족에서 나타난 촌극
지난 13일 낙안읍성민속마을에는 전남 농업 경영인들의 화합과 친목을 다지는 한마당 잔치인 제10회 전라남도 농업경영인 대회가 낙안민속마을 전체에서 광범위하게 펼쳐졌다. 많은 관련기관 단체장과 농업경영인 그리고 농업관련 인들이 함께 어울러 지면서 한마당 잔치가 열리면서, 그동안 보존과 관리라는 명목아래 애써왔던 많은 부분들이 한 번의 행사진행으로 그 의미를 퇴색하게 되었다.

낙안읍성 민속마을과 전남 농업경영인 대회는 전혀 연개성이 없는 행사였다. 모든 행사가 민속마을 내에서 진행되었고 목재 문화재가 많고 옛 선조들의 주거양식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곳에서 행사에 필요한 음식 조리를 위해 불을 피우고하는 행위들은 자칫 화재의 위험을 부를 수 있을뿐더러 더욱이 무대를 설치하고 천막을 설치하면서 이곳저곳에 기둥을 세우고 하면서 그동안 문화재 보존을 위해 노력했던 부분들이 퇴색되었으며, 많은 사람들이 모여드는 행사인 만큼 참가자 분들의 편의를 위한 각종 부대시설을 새로 만들고 했던 점은 특히 순천시가 지난달 31일 문화제청에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 등재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기술했던 유적의 원형복원 및 활용 보존방안에 대한부분에 철저하게 위배된다고 생각되어 진다.

문화재의 가치를 무시하는 허술한 관리
낙안읍성마을은 그동안 철저한 관리와 통제 그리고 보존을 위한 노력으로 조선시대의 생활양식과 주거환경 등을 나타내며 그 시대의 생활양식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문화재의 하나이다. 낙안읍성마을은 특히 그동안 철저한 사전 관리 운영으로 주민들이 직접 생활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커다란 문제없이 이어저오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보기 드믄 곳 중에 하나이다.

하지만 삼일 동안 펼쳐진 이번 행사는 전혀 통제도 관리도 보존도 상실된 그야말로 어느 시골 장터와 같은 분위기였다. 행사기간 동안 계속 울리는 시끄러운 음악소리와 여기저기 벌어지는 술판과 시끄러운 고성방가, 높은 성벽에 매달려 위험천만한 모습을 보이는 아이들까지, 아무리 축제라면 흔히들 생각 할 수 있고 벌어지는 모습이라고 웃으면 넘길 수 있는 부분들이 아니었다. 특히 그동안 조용히 시간여행을 할 수 있었던 낙안읍성민속마을의 이미지를 훼손시킬 뿐만 아니라 행사 참가자와 시민 그리고 멀리서 민속마을을 보기 위해 찾아온 관광객들이 한데 섞이면서 큰 혼잡과 함께 관리의 부재를 절실히 보여주었다.

순천시는 현재 낙안읍성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학술자료 확보 및 활용. 관광 방안들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추진하면서 낙안읍성내의 주민들과 함께 역사와 생명의 숨결이 살아 있는 문화유산을 만들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전혀 관리감독과 연계성이 없는 이번과 같은 행사는 세계문화유산 신고지로서의 위상 제고는 물론 문화재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행위이며, 순천시와 행사주관 단체에서 조금만 더 생각을 하고 행사장소를 정하고 또 어쩔 수 없이 행사를 진행하게 되었다면 조금 만 더 관심을 가지고 지금 자신들이 서있는 곳이 우리나라 중요한 문화재 중에 하나라고 생각만 했다면 이번과 같은 해프닝은 벌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